제4장

한편, 안꿈나는 이미 안유진과 합류한 상태였다.

안유진은 서도역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자신의 아들 꿈나가 큰 사고를 쳤다는 사실도 전혀 모른 채, 허둥지둥 달려오는 작은 아이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꿈나야, 어디 갔었어? 엄마가 한참 찾았잖아.”

안꿈나는 엄마의 태도를 보고 이 순진한 엄마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눈을 초승달처럼 휘며 생글생글 웃었다.

“엄마, 걱정 마세요. 처음 와보는 곳이라 신기해서 잠깐 구경하고 왔어요. 엄마, 여기 되게 번화하네요!”

“당연하지, 여기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라고! 하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고 복잡하니까 절대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 돼. 그러다 나쁜 사람들한테 잡혀가기라도 하면 엄마랑 형, 동생은 어떡하라고?”

안꿈나가 작은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엄마, 걱정 마세요. 나쁜 사람들이 저를 만나면 오히려 그 사람들이 걱정될걸요! 우리 엄마가 누군데, 제가 얼마나 똑똑한데요. 제가 그런 사람들한테 잡혀가겠어요?!”

“말은 잘해요.” 안유진은 나무라듯 말했지만, 얼굴에는 조금도 험한 기색 없이 사랑스러운 눈빛만 가득했다.

안꿈나가 애교를 부렸다. “알았어요, 엄마. 걱정 마세요. 봐요, 저 이렇게 무사히 돌아왔잖아요. 엄마, 우리 빨리 밥 먹으러 가요. 배고파서 배가 등에 붙겠어요. 형이랑 막내 미래도 분명 배고플 거예요.”

안꿈나는 아까 그 나쁜 여자가 정말로 찾아와 엄마를 화나게 할까 봐 걱정되었다.

안유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엄마가 지금 맛있는 거 사줄게.”

“네.” 세 아이가 나란히 고개를 끄덕였다.

평화는 자연스럽게 안유진의 손에 들린 캐리어를 받아 들었다. “엄마, 제가 들게요.”

안꿈나는 재빨리 안유진의 백팩을 가져갔다. “숙녀분은 아름다움을 담당하시고, 힘쓰는 일은 신사들에게 맡겨주세요.”

막내 미래도 작은 손을 내밀었다. “엄마, 손잡아요. 미래가 엄마 부축해 줄게요.”

안유진은 마치 공주님처럼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띠고 미래의 작은 손을 잡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서도역을 빠져나왔다.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쌍의 눈이 의미심장하게 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그 미소는 마치 귀신처럼 섬뜩하고 무서웠다.

짐을 끌고 식사하러 가기는 불편했기에, 안유진은 먼저 서도역 근처에 있는 모텔에 숙소를 잡았다.

아직 일을 시작하지 않아 수중에 돈이 많지 않았기에 좋은 호텔에 묵을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우선 박이안과 이혼하고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마친 뒤, 아이들을 데리고 진성시를 떠나 사계절 내내 봄처럼 따뜻한 작은 도시에 정착해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었다.

“엄마, 우리 오늘 여기서 자는 거예요?” 안평화가 물었다.

안유진은 결벽증이 있는 아들 평화가 이런 환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을 알고 다독이듯 말했다.

“엄마가 지금 돈이 많지 않아서 더 좋은 호텔에 묵을 수가 없어. 그래서 일단 너랑 동생들이 조금 참아줘야 해. 하지만 걱정 마. 엄마가 방 깨끗하게 치우고 우리 침대 시트랑 이불 커버로 바꿔놓을게. 오래 머물지는 않을 거야. 엄마가 일 다 처리하면 바로 이사 갈 거니까.”

안평화는 자신의 명의로 된 수천억 원을 생각하며 약간의 무력감을 느꼈다.

우리 엄마는 어디 하나 빠지는 데 없이 다 좋은데, 조금 순진한 구석이 있었다.

2년 전, 그가 인생 처음으로 번 돈을 들고 엄마를 찾아갔을 때, 엄마는 그 1900만 원을 보고 그 자리에서 기겁했다.

어린아이가 그렇게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고, 아이들을 유괴하려는 인신매매범들의 새로운 사기 수법이라고 생각했다. 1900만 원을 미끼로 던져주고 사실은 아이를 팔아넘기려는 속셈이라고 말이다.

그 일로 엄마는 매일 밤 잠 못 이루고 걱정했으며, 그 기간 동안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었다.

나중에 그는 인생의 두 번째 큰돈인 1억 9000만 원을 벌었다!

하지만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다. 엄마가 또 쓸데없는 상상을 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 후로 그는 점점 더 많은 돈을 벌었고, 그 돈은 전부 은행에 쌓여만 있을 뿐 쓸 기회가 없었다.

하산할 때 엄마 주머니에 돈이 너무 없는 것을 보고, 그는 몰래 꿈나를 시켜 엄마에게 95만 원을 쥐여주며 산 아래 작은 슈퍼에서 경품 추첨에 당첨된 것이라고 둘러댔다.

안평화는 순진한 엄마를 바라보며 속으로 다시 한번 가볍게 한숨을 쉬고는, 다정한 얼굴로 말했다.

“엄마, 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물어본 거예요. 여기가 싫다는 뜻 아니에요. 엄마랑 같이 있을 수만 있다면 어디서든 좋아요.”

안유진이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착하다, 우리 평화. 너희들 걱정 마. 앞으로 엄마가 열심히 일해서 빨리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도록 노력할게!”

“네! 엄마 파이팅!”

“엄마가 최고!”

꿈나와 미래가 응원의 말을 외쳤다.

안유진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자, 가자. 일단 짐부터 방에 넣어두고 밥 먹으러 가자.”

“네!”

저녁을 먹고 돌아온 후, 세 아이는 화장실로 씻으러 갔고, 안유진은 밖에서 침대 시트와 이불 커버를 갈고 있었다.

“똑똑똑.”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안유진은 모텔 직원인 줄 알고 문을 열었다. “무슨….” (일이세요?)

“끌고 가!”

안유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앞장서 있던 검은 옷의 남자가 명령을 내리자 두 명의 남자가 즉시 달려들어 그녀를 붙잡았다.

안유진은 당황했다. “당신들 누구예요? 뭘 하려는 거예요? 이거 놔요! 당신들… 읍….”

안유진은 입이 막힌 채 모텔 밖으로 강제로 끌려 나갔다.

곧 안유진은 한 오피스 빌딩으로 끌려갔다.

박이안은 바로 그 건물에 있었다.

그는 전형적인 워커홀릭으로, 아들을 제외하면 오직 일에만 흥미가 있었다.

오늘 한소은을 집에 데려다준 후, 그는 곧장 이쪽으로 와서 현장 답사를 하고 있었다. 이 빌딩을 인수할 생각이었다.

박이안이 사무실에서 자료를 보고 있을 때, 주용민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이안 형님, 전부 조사했습니다. 그 네 개의 바퀴는 소형 폭약으로 폭파된 것이지만, 아이의 신원은 평범했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삼 형제가 어머니와 함께 산골 마을에서 살다가 오늘 막 진성시에 왔다고 합니다. 네 식구 모두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저희 사람들이 그 아이의 어머니를 데려왔고, 지금 회의실에 있습니다.”

박이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소형 폭약?

그는 서류를 내려놓고 일어나 회의실로 향했다.

주용민이 그 뒤를 따랐다. 그는 박이안을 잘 알았다. 오늘 폭약은 바퀴만 파괴했을 뿐, 차체나 차에 탄 사람에게는 상처 하나 입히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고도로 정밀한 폭약이었고, 사용량 조절이 매우 정확했다!

어린아이가 이런 능력을 가질 리 없었다.

그의 보스는 아이의 배후에 누군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지난 몇 년간 박이안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는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의실 안, 안유진은 여전히 멍한 상태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고, 심장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듯 쿵쾅거리며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당신들 누구예요? 날 왜 여기로 데려온 거죠? 당신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회의실 문이 열렸다.

박이안이 사람들 앞장서서 온몸에 살기를 두른 채 들어왔다.

마치 높은 곳에 군림하는 왕처럼 보였다.

190cm에 달하는 키는 단연 눈에 띄었고, 군계일학처럼 돋보이는 그를 안유진은 한눈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이 ‘휙’ 하고 커졌다!

그녀는 숨을 참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다시 한번 쳐다보고는 경악했다!

이 남자는, 평화, 꿈나와… 거의 똑같이 생겼다!

그가 아이들의 아빠라고?

그가 바로 그날 밤, 자신을 망가뜨린 그 짐승 같은 남자라고?

그 생각에 미치자, 안유진의 미간이 구겨지고 주먹이 저도 모르게 꽉 쥐어졌다.

혈압이 순간적으로 치솟고 호흡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과거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그날 밤은 그녀의 인생 전체를 무너뜨렸다!

예기치 않은 임신 때문에 그녀는 온갖 오명을 뒤집어썼고, 수많은 사람의 손가락질과 저주를 받았다. 헤픈 년, 쌍년, 창녀가 그녀의 꼬리표가 되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지금 세 명의 천사 같은 아이들을 둔 것이 무척 행복했다.

하지만 그 시절을 생각하면, 그녀는 정말 너무나도 많은 고통을 겪었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그리고 그 모든 고통은 바로 그 짐승 같은 남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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